<시사기획 창> ‘소년원 : 방치된 아이들의 학교'

  • 2025.07.01 10:50
  • 10시간전
  • KBS

우리는 잊을만하면 '무서운 10대' '흉악한 범죄 소년'을 만나게 된다. 뉴스에 등장하는 소년들은 무섭다. '또래를 잔혹하게 폭행하고, 괴롭히고, 훔치고도 죄의식이 없다'고 전해진다. 그럴 때마다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은 들끓었다. 이 아이들은 대체 왜 그랬을까? 비행과 범죄 그 이후 어디로 갔을까? 달라질 수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소년원은 모두 10곳. 하루 평균 1,000명 안팎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생활한다. 누가 소년원에 가게 될까? 은 전국 10개 소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소년원생 972명 중 885명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 소년원에 오기 전 10명 중 6명은 보호자의 변화, 가정 해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이혼, 사망, 투병, 보육원에 맡겨진 경험이 있는 이들은 절반을 넘었다. '부모가 나를 때렸다' '언어 폭력, 막말을 듣고 자랐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은 이미 학업을 중단한 상태였고, 그 시기는 고등학교 1학년 때가 가장 많았다. 이들에게 비행과 범죄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1차 보호망인 가정이 해체되고 학교에서도 이탈한, 방치된 아이들이 주로 가는 곳이 소년원이다. 소년원은 교도소와는 다른 곳이다. 바깥을 마음대로 오갈 수 없는 구금 시설이지만, 소년원은 학교로 운영된다. 현행 소년보호제도엔 아직 성장 단계인 아이들을 처벌만 해서는 오히려 재범을 막을 수 없다는 고민이 담겨 있다. 학교 수업은 잘 이뤄지고 있을까? 현재 중고등학교 수업을 하는 소년원은 10곳 중 4곳뿐이다. 법무부 소속 교사 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학업 수준은 천차만별인데 맞춤형 교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아이들이 학교로, 사회로 돌아가 적응하지 못하면 더 큰 범죄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다. 

소년원은 비좁고 낡은 곳이 많다. 10곳 중 6곳은 정원 초과다. 그러나 예산 문제가 어렵게 해결된다 해도 시설을 더 짓기는 힘들다. 이 소년들에 대한 '혐오' 때문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들은 소년범에 대한 선정적이고 과장된 언론 보도가 혐오를 더 확산시키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진단했다. 사실일까. 연구팀과 함께 최근 35년간의 소년 범죄 보도를 심층 분석해 봤다. '무서운 10대'를 우려하는 기사는 1990년에도 등장했다. 극히 일부인 소년들의 흉악 범죄는 실제보다 9배나 더 많이 기사가 쏟아지고 있었다. 범행에 대한 지나친 묘사, 두려움, 분노를 일으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는 3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소년범들의 재범률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건 교육이었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는 소년범은 재범률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구금 시설 교육에 1달러를 투자하면, 결과적으로 최대 5배의 수감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들이 잘 커야 성인 수감자가 아닌 세금 내는 사회 구성원이 된다는 얘기다. 소년원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취재팀은 소년원을 교육부 담당 공립학교로 운영하는 미국 펜실베니아 소년원을 찾아가 취재했다. 법을 어겨 소년원 온 아이들을 왜 세금을 들여 잘 먹이고, 철저히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소년원에 대한 밀착 취재기는 오늘(1일) 밤 10시 KBS 1TV 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