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 ‘12.3 계엄의 밤’, 국회로 향한 사람들...시민·정치인·언론인·정부 관계자 123인의 증언으로 재조명

  • 2025.12.02 15:50
  • 1시간전
  • KBS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늘, 2025년 12월 3일 수요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KBS 비상계엄 1년 특집 다큐 에서는 계엄을 직접 목격하고 여의도 국회 현장에 있었던 123명의 증언을 시간과 공간에 따라 퍼즐처럼 맞추어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급박했던 비상계엄의 현장을 되짚고, 계엄 해제까지의 과정을 돌아본다.

12.3 비상계엄 증언 채록 프로젝트 는 ‘12.3 비상계엄을 우리가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 ‘그날 밤 민주주의는 어떻게 지켜졌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제작진은 지난 1년여 동안 시민, 정치인, 언론인, 정부 관계자 등 총 123인의 ‘계엄의 밤’에 대한 증언을 채록해 아카이브로 남겼다.

2024년 12월 3일, 그날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었다. 거리에는 이른 송년회를 하는 시민들이 있었다. 국회는 오랜만의 여야 합의로 민생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 또한, 외국 정상이 국빈 방문해 회담이 열렸고, 학생들은 기말고사로 분주했다. 그리고 밤 10시 27분이 되자,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화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느닷없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대한민국의 일상을 곧바로 격랑에 빠트렸다.

12월 3일 밤, 국회의원들이 결의안 가결을 위해 집결해 있던 본회의장 안팎, 취재진·보좌관이 몰려들었던 국회 로텐더홀, 여야 당사, 시민과 군경이 대치하던 국회 정문, 본청 앞과 여의도 도로 곳곳 등에는 여전히 많은 기억이 흩어져있다.

에서는 계엄 선포 후 6시간 동안 벌어진 중요 시각들을 분 단위로 분석하고, 서로 다른 공간에 있던 이들의 증언을 교차해 그날 밤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이 과정에서 국회 야경을 드론으로 촬영하고, 3차원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해 국회 본청과 정문 앞, 국민의힘 당사 등 주요 거점 지역을 재현했다. 특히 당시 국회 안팎에서 다양한 기기로 촬영된 화면의 주인공들이 직접 밝히는 그날의 숨겨진 이야기는 몰입감을 높인다.

‘계엄의 밤’ 1주년, 다시 그날의 기억이 쏟아지며 가슴을 울린다. 긴급하게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시민들에게 “국회의사당에 와달라”라고 외치던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과 계엄군의 체포를 피해 국회 안 어느 방에 숨은 우원식 국회의장. 그리고 그를 지키기 위해 국회 전체 점등이라는 기지를 발휘한 직원들이 그곳에 있었다. 마지막 배웅이라 생각한 남편의 부름도 못 들은 채 국회로 달려간 고민정 의원과 국회의사당의 높은 담벼락을 마주했지만, 꿋꿋하게 견딘 시각장애인 김예지 의원도 그 밤을 함께했다.

또한, 시민들도 ‘혹시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족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SNS에 국회로 간다는 흔적을 올렸으며, 어떤 이는 헬멧에 자신의 이름 스티커를 붙이고 결연하게 발걸음을 국회의사당으로 옮겼다. 그리고 연말 술자리 도중, 양말과 속옷을 잔뜩 챙겨 신문사로 복귀해 종이 신문 호외를 발행하기 위한 ‘윤전기’를 지킨 기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대단한 정의감’이나 ‘역사의식’을 이유로 드는 이는 드물었다. 그저 ‘그냥’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고 담담히 이야기한다. 마치 모르는 행인의 난처함을 돕고, 누군가의 슬픈 소식이 들려오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그리로 향하듯이, 그 밤 시민들은 국회 앞으로 모이고 뭉쳤다.

계엄의 밤,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모여들기 시작한 시민들의 ‘만민공동회’를 방불케 하는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광주에서 택시를 타고 달려왔다는 시민, 시험공부 하다 ‘열 받아서’ 나왔다는 중학생, “우리 세대의 잘못”이라며 고개 숙인 60대, “혹시 다치면 치료해 주겠다”며 응급키트를 들고 온 선생님도 있었 다.

2024년 12월 3일 ‘그날’은 예기치 못한 지옥이 성큼성큼 다가온 밤이었지만, 동시에 그 지옥을 막고자 모두 하나가 된 눈물겨운 밤이기도 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시민의 힘과 민주주의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였 다.

2025년 12월 3일 수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그날, 모두의 이야기가 담긴 ‘12.3 비상계엄 1년’ 특집 다큐 가 방송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