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창> '아들의 첫 출근'

  • 2026.03.10 10:08
  • 21시간전
  • KBS

"우리 정현이 죽었대. 일하다가 쓰러져서 죽었어" 2년 전 종이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던 19살 박정현 씨가 갑자기 쓰러져 숨진 사건. 유가족은 유독가스 '황화수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며 '회사 책임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아픈데 하나 없이 건강하던 19살 청년은 정말 질병 때문에 숨졌을까? 취재팀은 정부 조사 곳곳의 허점을 파헤쳤다.

취재팀은 박정현 씨 사망 사건을 조사한 경찰 보고서, 부검감정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정부 조사에서 유독가스가 나오지 않았던 점, '심근경색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부검 결과는 회사가 책임을 피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근거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망 당일엔 유해가스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조사도 박정현 씨 사망 때와는 다른 조건에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단 3쪽짜리 부검 결과도 많은 의문이 남았다. 취재팀은 직원의 증언, 당시 상황이 담긴 보고서, 정부 관계자 진술, 전문가 진단 등을 통해 박정현 씨 사망 사건을 둘러싼 의문을 짚어봤다.

우리가 잃은 청년은 또 있 다.

2021년 요트 사업을 꿈꾸며 직업계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던 17살 홍정운 군은 현장실습을 하다 숨졌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누가 책임졌을까? 업체 대표는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교육청과 학교도 책임을 피해 갔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길고 긴 법정 다툼을 아직도 하고 있다.

잃지 말아야 할 청년들을 보내고도 바뀌지 않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죽지 않는 사회, 일터가 행복한 사회'는 불가능하다. 

또래보다 빨리 첫 출근을 시작하는 청년들의 현장 실습, 일터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선 이들의 낮은 임금,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고 "설국열차의 꼬리 칸에 있는 사람처럼 취급한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 7명 중 1명은 직업계 고등학생이다. 취재팀은 현장실습생, 직업계고 졸업생 등 총 1,163명에게 묻고 직접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일하다 죽었다'는 뉴스를 듣지 않아도 되는 독일 사회는 뭐가 다른지, 이곳의 직업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짚어봤다.

‘아들의 첫 출근’은 오늘(10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