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이스라엘은 왜?’

  • 2026.05.18 13:00
  • 3시간전
  • MBC
[PD수첩] ‘이스라엘은 왜?’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자,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미군기지를 향해 보복 미사일을 퍼부었다. "며칠 안에 작전이 종료될 것"이라던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어느덧 80일이 지나도록 중동은 휴전 중이라면서도 크고 작은 재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대체 이 전쟁은 왜 끝나지 않는 걸까. “PD수첩”은 전 세계의 정치·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이번 전쟁의 핵심 당사국, 이스라엘 현지를 집중 취재했다.

매주 토요일 밤, 이스라엘 텔아비브 광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외치는 시위대로 가득 찬다. 부패 혐의를 받는 총리는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분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란과의 전쟁만큼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총리는 싫지만, 전쟁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 모순된 심리의 밑바닥에는 뼛속 깊이 박힌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1948년 건국 이후 4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을 치르며 끊임없이 국가의 안위를 위협받아 온 이스라엘. 특히 지난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은 이스라엘 사회에 거대한 트라우마를 남겼다. 음악축제가 열리던 날, 민간인 1,200명이 무참히 살해당한 초유의 사태 이후, 이스라엘 국민의 안보의식은 크게 달라졌다.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이라고 불리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상시적인 위협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먼저 공격할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인 안보의식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PD수첩〉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베이트셰메시의 한 주거지역을 찾아, 공습의 공포 속에서도 전쟁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스라엘 시민들의 복잡한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뉴욕타임스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월 백악관 비공개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해 이란 공습 개시에 힘을 실었다고 보도했다. 최근까지도 두 사람은 공개 석상에서 서로를 치켜세우는 발언을 이어가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공조의 이면에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적인 정치적 셈법이 작동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18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로 집권 중인 그는 뇌물 수수와 배임, 사기 등 3건의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 다.

2020년부터 시작된 이 재판에서 만약 유죄가 확정돼 실형이 선고된다면, 그의 장기 집권이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그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정권 유지와 사법적 책임 회피를 위해 극우 세력과 결탁하고, 안보 위기를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역학 관계 속에서 중동의 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점점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잠정적인 휴전 합의 기간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전격 공습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핵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종전은 없다"라며 전쟁 지속 의지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미묘한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PD수첩〉은 트럼프의 신패권주의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맞물려 돌아가는 중동 정세의 복잡한 함수관계를 날카롭게 짚어봤다.

1945년, 나치 독일은 유대인을 상대로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학살을 자행했다. 당시 전 세계 유대인의 3분의 1에 달하는 약 6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 생존자, 유대인들이 세운 나라다.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이스라엘 사회에 '국가와 민족의 절멸을 막기 위해선 외부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라는 강한 안보의식을 남겼다. 그러나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레바논, 이란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했고,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에서 '전쟁범죄 가해국'이라는 오명까지 듣게 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80년 전의 비극까지 모두 더해 자국민의 피해를 지나치게 정체성화하다 보니, 극우의 논리로 흐르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인종청소’의 트라우마를 안고 건국된 이스라엘이 어쩌다 ‘전쟁범죄’ 가해자로 불리게 되었는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이면에 숨겨진 '끝나지 않은 증오의 역사'를 추적한 MBC “PD수첩” ‘이스라엘은 왜?’ 편은 오는 5월 19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 출처 : MBC